롤에서 듀오로 게임을 하던 중 욕설을 들으셔서 모욕죄 고소를 생각하고 계신가요? 듀오로 게임을 하던 중 욕설을 들은 경우, 모욕죄의 특정성은 무조건 성립이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연성의 요건도 충족되어야만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럼 고소가 되는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에 대해 낱낱이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모욕죄 성립요건
모욕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3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모욕성, 특정성, 공연성이 그것이죠. 웬만한 욕설은 모욕성이 성립되기 때문에 모욕성이 대해서는 따로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사실 온라인 모욕사건의 경우 모욕성이 제일 중요한 요소이지만, 주제에서 벗어나므로, 다른 글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롤에서 듀오로 게임을 하던 중 욕설을 들었다면, 모욕죄에서 말하는 특정성 성립이 무조건 됩니다. 그럼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드리죠.
특정성이란 가해자가 특정한 사람을 지목하여 욕설을 한 것을 말하는데, 온라인 공간에서 욕설을 하는 경우는 가해자가 특정한 사람에세 욕설을 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피해자가 오프라인 공간에서 실존하는 인물이라도, 가해자는 온라인의 닉네임이나 캐릭터를 향해 욕설을 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온라인에서 B라는 닉네임을 사용했는데, 가해자가 "B는 바보다"라는 말을 했다면, 이는 B라는 닉네임이 욕설을 들은 것이지, A라는 사람이 욕설을 들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B라는 닉네임이 A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죠.
바꿔 말한다면 어떤 사람이 B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사람이 A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라면, A라는 사람이 욕설을 직접적으로 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가해자와 피해자를 제외한 제삼자가 피해자를 알고 있는 경우라면 특정성이 성립된다는 것입니다.
이때 가해자가 "나는 B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사람이 A라는 사람이라는 것을 몰랐어요"라고 주장하더라도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모욕죄에서 말하는 특정성은 가해자가 피해자의 신상을 알았느냐 몰랐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목격한 사람이 피해자의 신상을 알고 있느냐 모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흔히, 욕설을 들으면 이름, 핸드폰 번호, 주소 등을 공개하라고 하죠? 이는 가해자에게 본인의 신상을 인지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제삼자에게 본인의 신상정보를 공개해서, 온라인상의 캐릭터(닉네임)가 실제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는데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듀오의 경우 개인 신상을 굳이 공개하지 않더라도 듀오는 피해자의 신상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해자가 롤 상에서 캐릭터를 향해 욕설을 하더라도, 피해자의 듀오는 피해자가 욕설을 듣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모욕죄의 특정성이 바로 성립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그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공연성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죠. 모욕죄에서 말하는 공연성이란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는 상태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상태는 '불특정인 단 1명이라도 알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1명이라도 알면 공연성이 성립될 수 있다는 뜻이긴 합니다. 단, 그 1명이 불특정인이어야만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불특정인이란 피해자와 친분이 없어서 누군가에게 그 사실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롤을 듀오로 돌릴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면, 피해자와 친분이 있다고 볼 수 있고, 누군가에게 피해자가 입을 피해를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공연성이 성립되지 않고, 모욕죄로 고소가 힘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롤 듀오 중 욕설을 듣는 경우, 본인의 인적사항을 공개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래야만 공연성도 같이 충족되어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또한, 듀오로 했던 친구와 사이가 그렇게 가깝지 않아서, 타인에서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시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